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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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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남명 선생과 조국 전 장관-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10-23 20: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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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친구의 글을 보다 눈에 확 띄는 내용이 있었다. 간단히 소개하면 “조국은 창녕조씨이다. 선조인 남명 조식 선생의 민암부(民巖賦), 단성소(丹城疏)를 읽고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남명 선생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그 가족 문제로 전 국민이 두 진영으로 나눠 두 달 이상을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그가 남명 선생과 같은 창녕조씨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은 자기 수양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꿇어앉아서 물그릇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밤을 새우는 일과, 허리에 방울을 차고 다니는 일이다. 그릇의 물이 흔들리지 않게 받쳐 들고 밤을 새움으로써 뜻을 가다듬고, 걸어 다닐 때 허리춤에서 나는 방울소리를 들으면서 뜻을 일깨우려는 것이었다. 선생은 경(敬)과 의(義)를 학문과 처신의 지표로 삼았다. 경의 상징으로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을, 의(義)의 상징으로 칼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단성소는 1555년(명종 10년) 조정에서 55세의 선생에게 삼가현에서 가까운 단성현(산청)의 현감 벼슬을 제수하자 단호하게 거절한 사직소(辭職疏)를 말한다. 내용을 보면 현재 시점에서 읽어봐도 뒷목이 서늘하다. “(전략) 대비(문정왕후)께서는 신실하고 뜻이 깊다 하나 구중궁궐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전하는 아직 어리시니 다만 돌아가신 임금님의 한 고아에 불과합니다.(중략) 임금으로서의 원칙을 세우십시오. 임금에게 원칙이 없으면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게 됩니다.”

    ▼민암부는 선생이 지은 작품으로서, 백성의 중요성(민본)을 강조한 내용이다. “물이 배를 띄울 수도 뒤엎을 수도 있듯이, 백성도 임금을 추대할 수도 쫓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물을 떠나서는 배가 움직일 수 없듯이, 백성과의 관계를 떠난 임금은 존재할 수가 없다.(후략).” 페이스북 친구의 글대로 조국 전 장관이 정말로 남명 선생의 민암부와 단성소를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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