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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 현주소와 과제- 승해경(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19-09-29 21: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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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 미커 KPCB 벤처투자사 애널리스트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가치 3조달러(약3225조9000억원)가 넘는 IT기업의 창업자 50% 이상이 이민 1세대나 2세대라고 한다.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창업자는 모두 이민자 출신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 구글의 제프 베조스는 쿠바 출신이다.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 왈도 세브린은 브라질 태생이다.

    미국의 사례가 아니라도 이중언어와 문화를 배경으로 글로벌 인재로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다문화가족과 자녀 세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 할 시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다문화 가구원은 대한민국 인구 5136만명의 2%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4만5000명 늘어난 100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출생아도 전체 5%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부의 2019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8년 초·중등전체 학생 수는 17만2000명이 줄고, 다문화 학생 수는 13만7225명으로 전체 학생의 2.5%를 차지한다. 다문화 학생 수는 교육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 다문화가족자녀의 93.1%가 한국 학교에 재학 중이고, 재학 중인 자녀의 86.6%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 이 부분은 공교육의 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학생들은 학교공부가 어렵거나(63.3%),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53.5%)를 그 이유로 가장 많이 지적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업성적과 또래관계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8.2%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지만 참거나(30.4%), 그냥 넘어가는(18.2%) 비율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공교육에서 보완을 해야 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경남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재학 중인 다문화가족 자녀는 1만686명으로, 전체학생의 2.83%로 전국에서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교육감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그러나 관심만으로 끝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전북의 경우 도청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다문화전문관이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돼 있고, 전북교육청의 경우에도 경남보다 다문화 학생 수는 적지만 별도의 부서와 인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경남교육청의 경우 경남도와 달리 독립적인 부서가 없고, 다문화학생 수에 비해 지원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9년 시도교육청 평가결과 경남교육청은 중도입국·외국인 학생의 한국어교육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문화가족 학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유형도 복잡,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의 인력과 조직으로는 현장의 수요와 욕구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본다.

    1995년 개봉한 디즈니의 33번째 클래식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 포카혼타스 OST ‘바람의 빛깔’의 가사에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 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라는 가사가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20년 예산이 수립되고 있으며, 인력배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남교육도 민주적인 학교문화,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실에서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로 키워야 한다. 경남교육청은 다문화역량을 지닌 학생들의 능력이 발현될 수 있도록 예산증액 및 조직확대와 전문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승해경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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