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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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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진해만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에 대해-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8-21 20: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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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진해구에 초대형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겠다는 구상을 밝히자 시의 건립계획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뭐하러 세우느냐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필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치·경제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현실과 창원경제 활성화라는 다급성을 생각할 때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을 깊이 고민해 볼 화두라 생각한다.

    # 세우자

    창원시는 지난달 22일 제86회 창원시의회 임시회 문화도시건설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순신 장군 타워 건립(안)’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관련 용역을 올 하반기 중 발주할 계획이라고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같은달 24일에는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이 같은 타워 건립계획을 또다시 브리핑했다. 시는 현재 진해구 대발령고개 정상부(옛 미군 통신부대)에 높이 100m에 달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들고, 대발령 제1쉼터 만남의광장에 휴게시설을 설치, 두 지점을 잇는 길이 500m의 친환경 모노레일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2021년 완공한단다. 초대형 타워 내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타워 정상부로 올라가 진해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한다. 창원시는 현재 해군과 두 차례 가진 협의에서 장군 동상 건립예정지가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 세우지 말자

    창원시의 구상과 달리 일부에서는 타워 건립이 뜬금없다는 반응도 하고 있다. 일부 창원시의원들은 동상 건립사업이 구체성이 부족하다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도 지적한다. 처음 창원시로부터 동상 건립계획을 보고받았던 일부 시의원들은 그동안 추진돼온 진해지역 관광시설 조성계획이 번번이 무산된 데 대한 주민들의 상실감이 크다는 우려를 밝혔다. 주민들에게는 진해장복산 벚꽃케이블카, 에코힐링테마타운, 남포유원지 리조트 개발 등의 관광사업 계획이 무산된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원시가 대발령 그린밸트 해제 문제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군부대와의 협의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또 정의당 진해지역위원회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토목건축 사업을 통한 창원시 랜드마크 건립의 한계와 남해안 많은 도시에서 이순신 활용 관광사업이 추진되는 등 차별성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 만대의 유물이 되도록

    창원시가 진해만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려는 배경을 생각해 보면 진해만 일대에 장군의 승첩지가 많고, 역사적으로 왜놈들이 수탈을 자행한 현장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건립을 위한 역사적, 지역적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발전을 위한 관광적 요소를 고려할 때 초대형 동상을 설치하면 관광 이미지 확산에 큰 도움이 된다. 알다시피 미국 자유의 여신상이 93m, 브라질 예수상이 38m밖에 되지 않는데도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보면 동상의 규모화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동상 건립을 찬성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된 동상을 세워 만대의 유물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

    또 지역에 산재한 이순신 장군 승첩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최정점으로 만들면 좋겠다. 진해만에 우뚝 선 장군의 모습에서 물러터진 우리의 정신을 다시 깨우고, 약하면 망한다는 역사의 냉엄한 교훈을 늘 각인시켜 주면 좋겠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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