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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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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생기가 응집된 동의보감촌

  • 기사입력 : 2019-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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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 동의보감촌 내에 맑고 좋은 기운을 받아 소원하는 일이 이루어진다는 석경(石鏡), 귀감석(龜鑑石), 복석정(福石鼎)이라 이름 붙여진 바위가 있다. 바위는 태조산(太祖山)인 백두산에서 정기가 흘러 태백산맥을 거쳐 지리산 천왕봉에서 결성된 뒤, 산줄기가 뻗어내려 지기(地氣)를 응집시킨 동의전(東醫殿) 주변에 있다.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백두산에서 흘러왔다고 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 동의전은 우리나라에서 기(氣)가 가장 좋은 곳 중의 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 좋은 기가 흐르는 3개의 바위가 있으므로 생기(生氣)를 받거나 소원의 효험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기도의 효험은 어떻게 얻게 되는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커시빙크 박사가 1992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인간의 뇌 속에는 자철광 물질이 있어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바위에 존재하는 자철광 물질이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자철광 물질과 감응(感應·어떤 느낌을 받아 반응을 일으키거나, 마음이 따라 움직임)을 하게 되면 마치 전기와 전기가 서로 통하듯이 소위 ‘기도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이나 무당이 토산(土山)에서 기도를 하지 않고 바위나 석산(石山)에서 기도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때 자철광 물질이 들어있는 머리를 바위나 석산에 밀착시킨 채 기도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동의전 입구에는 해태상과 복을 짊어진 두꺼비 한 쌍이 흉한 기운을 막고 복을 주기 위한 비보(裨補) 목적으로 당당히 서 있으며 솟을삼문 위에는 기천문(氣天門)이라 새겨진 현판이 걸려 있다. 기천문은 천기(天氣)를 받기 위해 들어가는 입구의 문이란 뜻이다. 기천문 입구와 접한 도로는 환포(環抱·사방으로 둘러쌈)를 한 형상인데, 이것은 동의전 터가 용맥(龍脈·산줄기)의 중심선상에 있음을 의미하며 땅의 기운이 강하고 좋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동의전은 왕산(王山·923m)을 안산(앞산)으로 하여 좌측의 필봉산(筆鋒山·848m)과 함께 경호강까지 기운이 뻗어 있다. 안산 뒤쪽의 조산은 마치 문무백관이 조정에 나가 하례하듯 층층이 무리지어 있으니 과연 동의전의 터가 범상하지 않음을 알 수 있겠다. 이러한 터를 비유하는 글귀가 청오경에 있다. 귀기상자, 본원불탈, 전후구위, 유주유객(貴氣相資, 本原不脫, 前後區衛, 有主有客)·귀한 땅의 기운이 서로 돕는 자리라고 하는 것은 본래 근원으로부터 이탈하지 않고 앞산(안산과 조산)과 뒷산(주산)이 앞뒤에서 명당을 호위하고 있는 곳이다.

    영남에는 ‘좌 퇴계, 우 남명’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동시대를 살았던 이황 선생과 조식 선생을 가리킨다. 산청군에 남명 조식(南冥 曺植·1501~1572) 선생의 유적지(사적 305호)에 여재실(如在室)과 산천재(山天齋)가 있다. 여재실은 문중에서 남명 선생의 제사를 지내는 가묘(家廟)이며, 산천재는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갈고닦은 학문을 제자에게 전수하던 곳이다. 여재실은 중조산(주산의 뒷산)인 이방산(716.8m)의 산줄기가 좌우요동을 하면서 힘찬 기운이 끝맺음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지기가 왕성하다. 남명기념관은 득(得)도 해(害)도 없는 무해지지(無害之地)지만 여재실은 용(龍)이 전진을 멈추고 생기가 응집된 곳(용진처)에 있다. 자좌오향(子坐午向), 즉 남향을 바라보고 있는 여재실의 안산은 적정한 높이의 산으로 앞쪽으로부터 치는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고 있다. 산천재의 경우, 반궁로(反弓路·등을 돌린 도로)인 남명로200번길과 반궁수(反弓水·활을 뒤집은 형상으로 흐르는 물)인 덕천강과 나란히 접해 있어 터의 기운이 여재실만은 못하다. 그래도 산천재의 지기는 양호한 편이나 산천재 우측에 있는 남명문집 목판 보관실은 지기가 약하다. 남서향을 바라보고 있는 산천재는 덕천강의 찬바람을 막으면서 바람길을 돌리기 위해 담 바깥에는 나무를 총총히 심었으며, 담 안에는 450년 전 선생이 심어둔 산청 3매 중의 하나인 남명매(南冥梅)가 선비의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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