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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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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전원주택과 집터는 이렇게 구하자

  • 기사입력 : 2018-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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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후지지(身後之地)’란 살아 있을 때에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를 말한다. 미리 자리를 잡아 두면 건강하면서 장수(長壽)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막상 초상(初喪)을 치를 때 당황하지 말고 잘 지내라는 후손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매장(埋葬)이나 화장(火葬), 또는 자연장(自然葬) 등을 할지에 대한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큰일’이 닥치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부친이 갑자기 돌아가시자 지인(知人)의 말을 듣고 골분(骨粉·뼛가루)을 산에 흩뿌렸다가 얼마간 세월이 지나자 후회를 하면서 방책을 묻는 이가 있었다. 그에게 골분을 뿌렸던 장소에 가서 고운 흙을 담아 알맞은 장소에 묻으라고 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거주하고 있는 주택정원에 골분을 묻기도 한다. 우리의 정서가 아직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지만, 골분이 아닌 흙이라면 정원에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특히 안치할 수 있는 적당한 땅이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 자연장을 포함한 매장이나 화장 후 평장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제약으로 인해 땅을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용케 땅을 구해도 ‘민원’이라는 큰 산을 넘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게다가 후손 발복(發福·운이 틔어서 복이 닥침)을 위해 ‘길지(吉地·좋은 터)’를 찾아 다년간 동분서주하며 애를 쓰는 이들을 보면 안타까움과 함께 길지를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필자 또한 새삼 느끼곤 한다.

    음택(묏자리)뿐만 아니라 양택(집이나 집터)을 구하는 것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전원에서 살기를 갈망하던 필자가 ‘전원주택’이나 ‘집터’를 구하기 위해 수년간 발품을 팔다가 얼마 전에 전원주택을 매입했다. 일반인도 신중을 기해 사는 것이 집이며 땅이거늘 하물며 ‘풍수’를 도입해 매입하려다 보니 숱한 우여곡절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주택과 터의 감결(勘決·잘 조사해 결정함)을 위해 안사람과 필자의 사주(四柱)를 참고했다. 안사람은 사주에 물이 없기 때문에 저수지나 하천이 있는 곳을, 필자의 사주에는 나무가 없어서 집 뒤쪽에 제법 큰 산이 있거나 하다못해 동산이 있는 곳을 택하기로 했다. 실제 사주에 물이 없으면 물 가까이에서 살거나 여행을 자주 하면서 바다와 강을 보면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며 ‘건강수명’도 늘게 된다. 사주에 나무가 없거나 부족하면 목조주택에 사는 것이 좋으며, 전원에 살면서 나무를 가꾸고 나무공예 등을 한다면 더욱 좋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감정을 통해 집터가 좋다 싶으면 주변 산이 살기(殺氣)를 내뿜는 ‘돌산’이 아니면 축사와 철탑 같은 ‘비선호시설’이 있었으며, 주택이 마음에 들면 집터의 형상이 반듯하지 않고 지기(地氣)가 좋지 않았다. 주변의 산이 유정하고 주택과 지기가 좋으면 저수지의 물이 고여 썩은 물이거나 수량이 적어 ‘건기’에는 바닥이 말라 갈라졌다. 필자가 원하는 곳은 ‘건기’나 ‘우기’에 상관없이 물이 항상 흐르는 하천이나 고인 물의 저수지가 아닌 흐르는 물의 저수지가 있는 곳이다. 약간이나마 흐르는 물은 ‘생기가 있는 물’로 여기지만, 고인 물은 ‘기가 죽은 썩은 물’로서 풍수에서는 흉수(凶水)로 여긴다. 집터는 흙의 색깔이 밝아야 하며 화강암 가루인 마사토가 잔디와 나무를 심고 텃밭을 가꾸는 데 제일 무난하다. 만약 황토라면 ‘구배’를 잘 주고 ‘배수로’를 철저히 만들어야 집 안팎에 습한 기운으로 인한 해를 입지 않게 된다. 집 앞에 빈터가 있다면 향후 집이 들어서서 ‘조망’을 막는지도 살펴야 한다.

    필자가 함안군 모처에 구입한 전원주택은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봄)의 형세를 갖춘 집으로 마을 입구엔 두 그루의 제법 큰 나무가 양쪽에 있음으로써 마을의 생기가 쉽게 빠져나갈 수 없도록 수구(水口·기운이 드나드는 곳)를 최대한 좁혀 놓은 곳이다. 특히 나이 들어 전원에서 생활하는 것인 만큼 차로 5분 거리에 병원이 있으며 재래시장과 상당히 큰 마트가 가까이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곳을 택했다. 땅기운이 좋은 마당에서 아들과 딸이 일가친척이 참석한 가운데 자연과 함께하는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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