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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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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한 해와 한평생의 마침표를 향해

  • 기사입력 : 2015-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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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진해 영광교회 목사)


    어떤 학생이 영어 작문 시험에서 빵점을 받았다. 자신의 생각으론 별로 틀린 것이 없다고 생각해 확인해보니 모든 문제의 답지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됐다. 그때부터 그는 다시는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았으며, 모든 다른 일에 있어서도 마침표를 확실히 찍는 사람이 되었다. 한 번의 실수가 인생전체의 교훈이 됐고 전화위복이 됐던 것이다.

    또 이런 말이 있다. “시작과 마지막이 다 좋은 사람, 시작은 좋으나 마지막이 나쁜 사람, 시작과 마지막이 다 나쁜 사람, 시작은 나쁘나 마지막이 좋은 사람“이란 말로 각 사람의 유형을 나누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 자신의 마침표는 어떠할까? 이제 12월 초순,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한 해의 마침표를 요청하고 있다. 필자 자신의 나이도 이제 훌쩍 60을 넘었다. 언제 어떻게 한평생의 마침표를 찍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올 한 해의 마침표와 나의 인생의 마지막 마침표는 어떠해야 할까를 고민해 본다. 어쩌면 이런 명제와 고민은 인생 전체를 통해 언제나 명심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이런 면으로 얼마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또 연이어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교인도 이 세상을 떠났다. 인생의 오복 중에 명대로 살고 편안히 죽는 것을 고종명 (考終命)이라 했으니 두 고인의 경우는 누가 보든지 고종명이었고 보람 있는 마침표를 찍은 경우였다.

    그러나 때로는 아주 좋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면, 유명한 정치, 경제, 문화의 대표 격인 사람들이 자살로써 자신의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경우를 흔히 본다. 이들에게 동정론도 있지만, 그럼에도 결코 저들의 영전에 조문의 국화 한 송이를 놓고 싶지는 않다. 이유인즉, 먼저는 자살은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며, 생명 경시 풍조가 심각하게 만연해 있는 현 시대 속에, 유명인들의 행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살에 대한 또 다른 동기부여와 면죄부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런 면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는 십수 년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이상한 마침표를 찍는 이 사회의 생명경시자들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이란 무엇인가? 성경은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다”(야고보서4:14)고 했다. 그러나 성경은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며, 그것이 우리의 삶의 본분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삶의 모습을 마음 깊숙이에서 조명해본다. 과연 나는 올 한 해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으며, 지금까지 한평생의 삶의 과정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본다.

    아직은 인생 전체의 마침표를 찍을 때는 아니지만, 작은 일 하나에도 결과는 있어야 되기에 오늘 하루 일과에서도 어떤 마침표일까를 고민해본다. 그래서 다시 다가오는 새 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내 인생의 최종적인 마침표를 위해 삶을 경주하고자 한다.

    오늘 하루, 올 한 해와 삶 전체의 부끄럽지 않는 마침표를 찍기 위해 기도해 본다. 이정희 (진해 영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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