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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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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휴가 어디로 가십니까?

  • 기사입력 : 2015-07-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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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십니까?’ 요즘 가장 많은 인사말 중의 하나이다.

    휴가, 정말 듣기 좋은 말이고 기다려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휴가는 무엇일까? 먼저 그 어원부터 알아보자.

    먼저 한자의 뜻으로 살펴보면 ‘휴(休)’는 쉴 休 자로, 파자해 보면 사람 人 자에 나무 木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나무 밑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것이 休 자인 것이다. ‘가(暇)’는 틈 暇 자로서 하루(日)를 빌린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쉴 틈을 얻어 나무 밑에서 여유를 가지고 쉬는 것을 의미한다. 휴가와 비슷한 말인 휴식(休息)이란 말도 파자해 보면 ‘식(息)’은 쉴 息 자로, 스스로 자(自)에 마음 심(心)자이다. 그러니까 휴식은 나무 아래서 마음으로 쉬는 것을 뜻한다.

    다른 외국어도 마찬가지이다. 프랑스에서는 휴가를 ‘바캉스(vacances)’라고 한다. 이 말의 원뜻은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짐을 말한다. 영어의 휴가인 ‘버케이션(Vacation)’ 역시 비슷한 뜻이다.

    그리고 모든 단체에서 자주 가지는 ‘수련회(修鍊會)’도 마찬가지다. 사전적인 뜻은 ‘정신수양이나 운동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힘써 닦고 기르는 것’을 말한다.

    이상과 같은 뜻으로 볼 때 휴가, 수련회, 바캉스 등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사람이 오랜만에 쉴 틈을 얻어 나무 밑에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편안히 가지면서 수양하며 쉬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말들은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가? 그것은 진정한 휴가와 휴식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의미는 동양이나 서양, 모든 종교를 초월해 거의 동일하다. 즉 모든 휴가와 휴식은 다 마음의 쉼과 함께 피곤한 몸의 쉼도 아울러 온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몸과 마음의 쉼이 진정한 휴가와 휴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휴가와 휴식이란 말의 의미가 모두 다 똑같을까? 그것은 동서양, 어떤 철학자,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인생 자체를 논할 때 삶은 모두 고단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1장 28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인생의 삶을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라고 했다. 그러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진 것 같이 힘들어하면서 평생을 산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힘든 인생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다윗은 시편 23편에서 ‘나의 영혼은 푸른 풀밭과 쉴 만한 물가에 있다. 그러므로 내 인생의 잔은 넘치고 있다’고 했다.

    진정한 인생의 쉼을 누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가 자신 있게 이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다윗은 ‘나는 나 자신의 인생을 이끌고 계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그 안에서 쉼을 얻기 때문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휴가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질문하며, 다윗처럼 ‘내 인생의 진정한 푸른 풀밭, 쉴 만한 물가’가 어딘지를 찾아봄은 어떨까를 제안해 본다.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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