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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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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톡톡 튀는 맛집 (11) 창원 금수정 어탕국수

인삼 품은 어탕… 보양식 따로없네

  • 기사입력 : 2013-05-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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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동안 더위가 기승이다. 한여름 날씨 같은 날이 계속되면서 냉면이나 팥빙수 같은 찬음식을 비롯해 삼계탕, 백숙 등 뜨거운 보양식 생각도 난다. 하지만 그런 흔한 보양식 말고, 이번 여름엔 민물고기를 이용한 보양식은 어떨까. 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예부터 강에서 모든 영양소를 습득하고 섭취하면서 살아왔고, 이는 스태미나를 보장하는 보양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대표적인 음식이 어탕이다. 다양한 잡어들을 섞어 넣은 걸쭉한 어탕은 곰탕 같은 진국과 다름없다.

    ▲어탕과 인삼의 만남

    얼마 전 아는 맛집이 있다며 취재를 부탁한다는 제보전화가 왔다. 독자는 당당히 자신의 단골집이라며 어탕에 인삼이 들어가는 금수정 어탕국수의 독특함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리 크지 않은 자그마한 식당 금수정은 임재옥 사장이 꾸려가는 식당이다. 내동에 자리잡고 있어 공단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이 점심을 먹고 가는 핫플레이스로, 아는 사람은 아는 맛집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금수정 어탕의 특징은 얇게 저민 인삼이 한 움큼씩 들어간다는 것. 2년 전 식당을 열기 전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임 사장은 보통 어탕이 가지는 비린 맛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인삼을 생각해냈다. 금산에서 나는 인삼을 가져와 총총 썰어 탕을 끓일 때 넣는다. 인삼향이 진하지는 않지만 인삼이 들어감으로 인해 비린 민물고기의 냄새가 사라지고 담백하고 맑은 맛이 남는다.

    ▲뼈만 남고 진국으로 변신

    금수정 어탕국수에 들어가는 어종은 메기와 붕어다. 목포와 함안에서 제때제때 필요할 때마다 10㎏, 20㎏씩 가져온다. 메기와 붕어의 비율은 그날 잡힌 고기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다듬은 고기를 커다란 무쇠솥에 통째로 넣고 쉼없이 끓인다. 2시간 남짓 센불에 팔팔 끓이면 살이 흐물거리면서 점점이 떨어지고 부연 국물이 생긴다. 이를 다시 하루 동안 묵혔다가 체에 거른다. 하루 동안 묵히는 것에 대해 임 사장은 “단백질이 가진 특성인 듯한데, 막 끓여서 익은 생선의 살은 단단하게 뭉쳐져 체에 잘 걸러지지 않는다. 하루 정도 묵히면 살이 충분히 풀어져 좁은 망을 잘 통과한다”며 노하우를 밝힌다. 신기하게도 하루 정도 묵힌 생선국을 체에 거르면 앙상한 뼈만 고스란히 남고 모두 걸쭉한 죽으로 변한다. 메기와 붕어가 미꾸라지처럼 작은 고기가 아니다 보니 끓인 즉시 체에 거르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다시 한 번 끓이면 뽀얀 곰국처럼 색이 우윳빛처럼 살아난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풀고 파와 마늘, 들깨가루, 콩을 넣어 끓이면 얼큰하면서도 맑고 비리지 않은 어탕이 만들어진다.

    ▲인기의 비결은 배합

    임 사장이 밝히는 어탕국수 인기의 비결은 ‘배합’이란다. 어탕과 인삼, 양념 그리고 국수가 이루는 배합이 까다로운 미식가들의 입에도 맞기 때문. 거기에 함께 나가는 반찬도 계절별로 풍성하다. 계절에 맞는 나물과 열무김치, 감자볶음, 해조류, 두부와 양상치 샐러드 모두 알차다. 어탕에 들어가는 재피(초피)는 임 사장 집안에서 함양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매년 가을 새롭게 가져온다. 탱탱한 면발이 돋보이는 국수도 색다른 것을 쓴다. 치자가 들어간 치자맛 국수를 쓴다. 일반국수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어탕에 함께 면을 넣어 삶지 않고 따로 익혀 다시 끓인다. 그래야만 깔끔하고 맑은 국물을 유지하고 면발이 진득하게 변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얼큰한 메기 매운탕도 맛보세요

    금수정에서 어탕국수만큼이나 인기가 좋은 메뉴가 메기 매운탕이다. 사실 금수정이 문을 열기 이전에도 메기 매운탕을 취급하는 식당이 한자리에서 20여 년 동안 영업을 했다고 한다. 갖가지 재료를 넣어 육수를 뽑고, 도막낸 메기를 육수에 넣은 후 각종 야채와 은행, 대추, 인삼을 듬뿍 넣어 끓인다. 이러한 한방 재료가 들어가면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가 사라진다. 국물이 팔팔 끓을 때 직접 손으로 빚은 수제비를 떼어 넣는 것도 금수정 메기 매운탕의 특징이다.


    ☆ 맛집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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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성산구 내동 현대상가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밤 9시 30분

    인삼어탕국수 7000원

    인삼어탕정식 7000원

    메기매운탕 2만5000~3만5000원

    ☏ 262-7783


    글= 김유경 기자

    사진= 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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